[베리타스알파=조혜연 기자] 전국 고교생의 학업중단율이 최근 13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학원이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전국 2379개 고교의 학업중단자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인 2023학년엔 2만5792명으로 학업중단율이 2%를 기록했다. 2010학년 2%를 기록한 이후 코로나19가 유행했던 2020학년엔 1.1%까지 감소했다가, 다시 등교수업에 확대되자 자퇴를 선택하는 고교생이 빠르게 많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위축이 불가피한 공교육 입장에서는 자퇴생까지 급증하면서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학업중단율의 증가는 장기적인 대입의 전략으로 검정고시를 택하는 학생이 많아진 결과로 보인다. 수시 최대 전형인 학종도 수상기록 등 비교과 영역이 계속 축소되고, 교과전형 역시 정시 확대와 함께 늘어남에 따라 사실상 내신 불이익을 만회하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학생들이 정시에 올인하기 위해 공교육을 포기한다는 것이다. 한 학부모는 “학생부 활동을 열심히 한다고 한들 내신이 완벽하지 않으면 수시에선 최상위권 대학 진학이 어렵다고 본다. 전략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수시에서 가능성이 낮다면 정시로 방향을 틀어야 하는데 정시의 경우에는 아무리 재학기간 동안 대비를 열심히 한다고 해도 N수생에게 밀릴 수 밖다. 이럴거면 차라리 자퇴 후 재수학원에서 2년 동안 정시 준비에만 매달리는 것이 가능성이 높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전국 4년제대 신입생 중 검정고시 출신은 9256명으로 공시가 시작된 201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SKY만 살펴봐도 올해 검정고시 출신이 189명으로 공시 이래 최고치다. 2018학년 80명, 2019학년 82명, 2020학년 108명, 2021학년 138명, 2022학년 142명, 2023학년 155명에 이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확대된 정시를 노린 전략적 자퇴는 사교육이 활발한 교육특구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복학습이 유리한 특성상 수능 대비의 경우 사교육의 영향력이 크게 미치기 때문이다. 일례로 서울 25개구 가운데 학업중단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서초구(2.68%) 강남구(2.68%) 송파구(2.17%) 순으로 강남3구가 나란히 톱3를 차지했다.

<2023 전국 고교 학업중단율 2%.. 정시 노린 ‘전략적 자퇴’>
2023학년 전국 고교에서 학업을 중단한 학생이 2만5792명으로 전국 학생 수 대비 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학원이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전국 2379개 고교의 학업중단자를 분석한 결과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학교내신이 불리한 학생이 수능을 통해 대입전략을 바꿨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학업중단 후 검정고시, 수능 정시로 대입 전략을 수정한 학생들이 상당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올해 대입에서도 검정고시를 통한 대입 전략을 수립한 학생들도 상당히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최근 고교 학업중단율은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2010학년 2%에서 2015학년 1.3%까지 하락했지만, 2016학년 이후로는 연속으로 상승해왔다. 2016학년 1.4%, 2017학년 1.5%, 2018학년 1.6%, 2019학년 1.7%의 추이다. 2020학년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학업중단율이 하락한 특이점이 있다. 학업중단율 1.1%로 전년 대비 절반가량 줄어든 1만4439명이 학업을 중단했다. 당시 코로나19 팬데믹에 의해 학교에 등교하는 일수가 적어지면서 학교를 그만둘 이유도 줄어들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출국 길이 막히면서 유학이나 어학연수 등이 어려워진 영향도 반영됐을 수 있다. 다만 이후 2021학년 1.5%, 2022학년 1.9%, 2023학년 2.0%의 추이로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대입 공정성 강화방안’의 폐해라고 해석했다. 확대된 정시는 물론이고 수시 학종까지 정량화가 가속화하면서 내신을 조기에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공정성 강화방안이 공교육에 직격탄을 때린 셈이다. 여기에 학종에서 자소서 수상기록 자율동아리 개인봉사활동 등 비교과 영역이 대폭 축소되며 내신 성적의 영향력이 더욱 막강해진 상황. 삐끗한 내신성적을 만회하기 더욱 힘들어진 대입구조상 고교생들의 ‘자퇴 러시’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2024 검정고시 출신 SKY 신입생 189명 ‘12년래 최고치’>
실제로 올해 4년제대 신입생 중 검정고시 출신이 9256명으로 공시가 시작된 201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학원이 대학알리미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9학년 4521명, 2020학년 5913명, 2021학년 7221명, 2022학년 7131명, 2023학년 7690명, 2024학년 9256명 등 5년 새 검정고시 출신이 두 배 이상 늘었다. 종로학원은 “검정고시 합격생 증가의 원인은 학교내신 불이익을 검정고시를 통해 만회하려는 것”이라면서 “서울 상위권 대학은 정시와 수시 논술전형에 집중하는 경로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SKY만 살펴봐도 올해 검정고시 출신이 189명으로 공시 이래 최고치다. 2018학년 80명, 2019학년 82명, 2020학년 108명, 2021학년 138명, 2022학년 142명, 2023학년 155명에 이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학교별로 살펴보면 올해 기준 연대 83명, 고대 69명, 서울대 37명이 검정고시 출신이었다. 연대와 고대는 2019학년 이후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고, 서울대는 정시에 내신반영을 처음 도입한 2023학년엔 검정고시 신입생이 잠시 줄었으나 2년 차에 접어든 2024학년에는 다시 늘었다.
서울 주요 10개 대학으로 범위를 확대해도 마찬가지로 검정고시 신입생은 공시 이래 최다 규모다. 2018학년 293명에 이어 2019학년 294명, 2020학년 422명, 2021학년 495명, 2022학년 524명, 2023학년 565명, 2024학년 721명 순으로 매년 확대되고 있다. 5년 새 2.5배가 증가한 셈이다. SKY를 제외하고 올해 기준 중대가 98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경희대 97명, 외대 85명, 이대 80명, 성대 74명, 한대 55명, 서강대 43명 순으로 많았다.
<2023 외고/국제고 학업중단율 1.9% ‘최고’.. 문이과 통합수능 여파>
고교 유형별로 살펴보면 일반계고 가운데서는 2023학년 기준 외고/국제고의 학업중단율이 가장 높다.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지 않는 예체능고와 마이스터고 특성화고는 제외한 결과다. 외고/국제고는 지난해 전체 학생 수 1만9142명 가운데 1.9%에 해당하는 366명이 자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학년 1.3%였던데서 2020학년 0.9%, 2021학년 1.4%, 2022학년 1.6%에 이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임 대표는 “이과 선호, 의대 쏠림 영향으로도 볼 수 있고 통합수능의 수학과목에서 문과생이 불리한 점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과 과목을 선택한 학생이 고득점을 받는 통합수능 구조상 문과 학습이 대입에서 불리하다고 판단해 자퇴를 택한 학생들이 많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어 일반고의 학업중단율이 1.7%로 높았다. 전체 학생 101만1895명 중 1.7%에 해당하는 1만7240명이 학업을 중단했다. 2019학년 1.4%에서 2020학년 0.9%, 2021학년 1.3%, 2022학년 1.6%, 2023학년 1.7%의 추이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자사고의 경우 일반고에 비해 상대적으로 학업중단율이 낮았다. 2019학년 1%, 2020학년 0.7%, 2021학년 1.1%, 2022학년 1.1%, 2023학년 1.3%으로 일반고에 비해 증가폭이 크지 않았다. 과고와 영재학교는 가장 학업중단율이 낮았다. 과고는 2019학년 0.7%, 2020학년 0.6%, 2021학년 0.8%, 2022학년 0.8%, 2023학년 0.7%의 추이로 큰 변화가 없었고, 영재학교 또한 2019학년 5명, 2020학년 3명, 2021학년 5명, 2022학년 11명, 2023학년 7명으로 변화폭이 크지 않았다.
<시도별 학업중단율 세종 2.39% ‘최고’.. 광주 경기 서울 대전 톱5>
전국 일반고의 시도별 학업중단율을 살펴보면 세종이 2.39%로 가장 높았다. 1만1092명 중 265명이 학업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일반고 평균 1.7%를 훨씬 웃도는 규모다. 한 교육관계자는 “세종의 경우 고위직 공무원들의 전입이 많아 학구열은 높지만 대부분의 학교가 신생학교라 진학 체계나 학력수준은 그에 못 미치는 상황”이라며 “고교 자퇴 후 서울로 올라가 사교육을 통해 대입을 준비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밖에 세종의 경우 정부부처가 밀집한 도시 특성상 부모의 해외파견 근무 등으로 해외출국 비율이 높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어 광주 1.98%, 경기 1.97%, 서울 1.82%, 대전 1.66%, 인천 1.64% 순으로 학업중단율이 높았다. 경기와 서울 인천까지 수도권이 일제히 상위권에 올랐다. 이어 전북 1.63%, 강원 1.62%, 충남 1.59%, 제주 1.54%, 부산 1.53%, 경북 1.45%, 전남 1.41%, 대구 경남 각1.4%, 충북 1.32%, 울산 0.96% 순으로 높았다.
행정구역별로 살펴보면 사교육이 발달된 교육특구의 학업중단율이 두드러졌다. 검정고시가 수능 위주의 정시 전형을 겨냥하고 있어 사교육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서울 25개구 가운데 서초와 강남이 2.68%로 가장 높았고 이어 송파구가 2.17%로 나타났다. 이른바 강남3구가 나란히 톱3에 오른 모습이다. 실제 대치동 한 유명 중등 사교육 업체의 설명회에서는 고교 자퇴 후 내신 성적을 신경쓰지 않고 정시 확대에 맞춰 재수생처럼 수능 준비를 하는 것이 대치동 트렌드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수능을 위한 ‘전략적 고교 자퇴’ 후 재수생처럼 수능을 준비하는 게 최상위권 대입의 방법으로 자리잡았다는 의미다. 강남3구에 이어 성동구 2.06%, 마포구 2%, 관악구 1.99%, 용산구 강북구 1.87% 순으로 서울 일반고 평균 1.82%를 웃돌았다.
한 입시전문가는 “학업중단율 급증의 가장 결정적 요인은 최상위권을 중심으로 한 정시 확대다. 검정고시는 최소 2년을 준비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는 점에서 정시 비율이 매년 늘어나는 현재 상황이라면 충분히 대입전략의 하나로 고려해 볼 만하다. 특히 내신경쟁이 치열한 교육특구의 경우 저학년에서 내신이 밀린다면 곧바로 사교육을 통해 확대될 정시를 준비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며 “의도하진 않았더라도 결과적으로 교육당국이 나서 검정고시 부추기는 정책을 쓴 셈이다. 교우관계, 비교과 활동 등 다양한 경험을 길러줄 수 있는 학교생활을 포기하게 만드는 교육정책이라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